2016년 9월 1일 목요일

윤이상: 협주적 음형(Konzertante Figuren) (1972)

☞ Boosey & Hawkes 출판사에 있는 프로그램 노트를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윤이상은 이 관현악곡에서 멈춤 없이 이어지는 도입부에 이어 비교적 정적이고 중첩하는 음향띠(Klangbänder)를 제시하며, 이것이 느린 템포로 시작해 조금씩 빨라지고 음색은 밝아진다. 내부에서 끊임없이 흐르는 움직임이 특징적인 여러 가지 음향면(Klangflächen)이 오케스트라 섹션마다 생겨나 음악적 공간 속에서 조금씩 확장된다. 크게 부풀린 금관과 더불어 윤이상은 극적인 진행을 시작한다.

(옮긴이 주: 윤이상은 동서양 음악의 차이를 붓글씨와 펜글씨의 차이에 비유한 바 있으며, 독일인 음학학자인 글쓴이는 윤이상 음악에서 붓글씨처럼 살아 움직이는 음의 궤적을 선(Linie)이라 했고, 살아 움직이는 음이 모인 살아있는 화음을 음향띠(Klangbänder), 살아 움직이는 서로 다른 음 사이를 채우면서 면을 이루는 화음을 음향면(Klangflächen)으로 설명했다. 음향띠와 음향면은 그 '형상'에서 차이가 있으나 본질은 유사한 개념이다.)

이 작품의 마지막 세 번째 부분에 이르면 격변이 일어나, 알토플루트(나중에는 플루트), 오보에 및 바이올린으로 된 삼중주가 나온다. 이 작품에서 삼중주는 전체 짜임새를 조화롭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삼중주가 발전하여 폭발하는 총주로 파국을 맞이하고, 다시 조용한 분위기로 돌아와 가장 높은 음으로 사라져 간다.

이 작품의 삼중주(마디 249-283) 부분은 《플루트/알토플루트, 오보에 및 바이올린을 위한 삼중주》(1972/73)에 그대로 사용되었다. 다만, 1973년에 작곡가는 여기에 도입부와 경과구 및 종결구를 덧붙였다. 《협주적 음형》에서 윤이상은 1968년 작품 《영상》을 일부 인용했다.

글: 발터-볼프강 슈파러 (Walter-Wolfgang Sparrer) / 김원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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