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7일 토요일

말러의 충격적인 연애사, 뒤늦게 밝혀지다

좀 더 자극적인 제목을 쓰고 싶은 유혹을 참고 비교적 '얌전한' 제목을 붙였습니다. 그러나 이 글은 자극적인 제목이 잘 어울리는 내용입니다. 26일자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사 ☞ "순결한 금욕주의자라고? 말러의 연애사를 밝히는 편지"(Chaste Ascetic? A Letter Details Mahler’s Love Life) 내용을 간추렸으며, 학술지 『Musical Quarterly』에 상세 내용이 실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학술지에 실리기에 앞서 언론에 공개되는 만큼 신뢰도에 조금은 문제가 있다고도 하겠습니다만, 앙리루이 드 라 그랑주(Henry-Louis de La Grange), ☞ 스티븐 헤플링(Stephen Hefling), ☞ 모르톤 슬로비크(Morton Solvik) 같은 말러 전문 음악학자가 검증했다고 하니 일단은 믿어도 될 듯합니다.

기사에서 소개하는 사료는 말러의 친구였던 나탈리 바우어레히너(Natalie Bauer-Lechner)가 1917년 나탈리의 다른 친구 한스 릴(Hans Riehl)에게 보낸 편지로, 보석 따위를 주로 취급하는 경매장에서 우연히 발견되어 2011년에서야 학계에 전해졌다고 합니다. 나탈리는 말러에 관한 자신의 일기를 1923년에 출판했고, 이것이 말러 개인사에 관한 중요한 사료가 되고 있지요. 그런데 출판된 일기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말러의 연애사가 이 편지에 자세히 드러나 있다고 합니다. 말러의 부인이었던 알마는 말러가 성 문제와 관련해 매우 순진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마리온 폰 베버

'말러의 여인들' 가운데 기사에서 자세하게 설명한 사람은 유부녀였던 마리온 폰 베버, 여동생(!) 유스티네 말러, 그리고 말러의 절친한 친구로만 알려졌던 나탈리 바우어레히너 자신입니다.

마리온 폰 베버의 남편은 작곡가 카를 마리아 폰 베버의 손자였다고 합니다. 말러와 베버 부인의 사랑이 절정이던 1888년에 말러는 교향곡 2번을 작곡하기 시작했는데, 1악장을 완성하고 나서 1892년까지 작곡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1892년에는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작곡을 시작했고, 1893년부터 교향곡 2번을 이어서 썼지요. 나탈리는 베버 부인과 이별한 사건이 말러가 작곡을 중단한 일과 큰 관련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말러는 순진하게도 두 사람의 사랑을 남편 베버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허락을 받으려 했다네요. 베버 부인은 그 뒤로 말러를 만날 수 없게 되었고, 말러는 프라하에 새 직장을 얻게 됩니다. 말러는 베버 부인을 설득해 프라하로 데려가려 했지만, 베버 부인은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 유스티네 말러

1889년 부모님이 사망한 뒤로 말러는 동생들을 돌보아야 했는데, 이때 한동안 여동생 유스티네와 동거했다고(…) 합니다. 유스티네는 질투와 소유욕이 대단했으며, 이 때문에 나탈리 자신이 말러와 헤어져야 했고, 말러가 유스티네와도 관계를 정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 주 뒤에 말러는 알마 쉰들러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 나탈리 바우어레히너

나탈리 자신이 말러와 사랑에 빠졌던 얘기는, 자신의 얘기인 만큼 표현이 굉장합니다. 기사에서는 "fairly purple prose"라는 표현을 썼네요. 독일어 원문을 영어로 옮긴 내용을 우리말로 또 옮기기 뭣해서 영어 문장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As we were immured in the very narrow room and isolated from all the world in fervently animated Scheherazade-like tales, up until the graying of morning, we unfolded our entire lives before each other,” she wrote. “Without declaration, question, and vow, our psyches and physiques melted into each other.”

그밖에 기사에서는 이름 정도만 거론된 '말러의 여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요세피네 포이슬(Josephine Poisl) : 말러의 고향 이글라우에 살았던 집배원의 딸
  • 소프라노 리타 미할레크(Rita Michalek)
  • 소프라노 젤마 쿠르츠(Selma Kurz)
  • 소프라노 안나 폰 밀덴부르크(Anna von Mildenburg) : "플라토닉한" 관계
  • 그밖에 여러 오페라 가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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